경매로 내몰리는 서울·경기 아파트 10년내 ‘최다’
고금리에 영끌족 주택들 줄줄이 경매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가 진행되는 수도권 아파트가 최근 10년내 최고치를 기록 했습니다. 경매 물건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낙찰율과 낙찰가율은 두드러지게 상승곡선을 보이지 않아 매물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과 매수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전국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3493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 달인 9월의 2933건 대비 19.1% 증가한 규모입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0건으로, 2015년 4월(41건) 이후 처음으로 최다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인 9월(169건)에 비해서는 무려 2배 이상 급증한 것입니다. 서울 뿐만이 아니라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도 809건으로 2014년 12월(845건) 이후 약 10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매물은 급증했지만 매수세는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경매 개시 물건 가운데 매각이 이뤄진 비율을 뜻하는 낙찰율은 40.0%로 9월(36.7%)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전달(86.3%) 대비 0.9%포인트 오른 87.2%에 그쳤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6.6명)보다 0.5명 줄어든 6.1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좋았던 2021년에는 경매로 넘겨졌다 가도 매매시장이 워낙 좋아 경매를 취하하고 다시 매매시장에서 파는 경우도 많았다"며 "반면 지금은 매매시장에서도 거래가 안 되다 보니 경매에 진입했다가 취하되는 물건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매 시장도 양극화 현상 심화
서울의 아파트 낙찰율은 41.3%로 전달(45.6%)보다 4.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 위주로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낙찰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아파트 전용 84㎡ 물건은 지난 9월 감정가 6억9200만원에 나왔으나 유찰됐습니다. 이후 한 달 후인 10월말에는 감정가에서 약 1억5000만원 가량 낮아진 5억536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나 역시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두번의 유찰을 겪은 해당 물건은 12월초 최초 감정가에서 2억5000만원 가량 낮아진 4억4200만원에 세번째 매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울 전역이 모두 침체된 분위기를 보이는 건 아닙니다. 10월23일 열린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 아파트 경매 물건에는 9명이 응찰하면서 감정가(19억5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높은 25억2600만원에 매각됐습니다.
또한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경매에도 13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34억1000만원)보다 높은 39억5521만2000원에 매각되면서 낙찰가율 116%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강남권에서는 감정가를 넘어서는 낙찰 사례가 쉽게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서울에서 낙찰가율 100%를 넘긴 경매 48건 중 절반에 해당하는 24건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나왔을 정도이고 특히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 강남 3구 아파트는 8건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에서 매각 결과를 알려드린 것처럼 10월 기준 노도강의 낙찰가율은 86.10%지만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은 105.50%로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인 서민층은 금융권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고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력이 있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주택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됩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경매 시장에 우량 물건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어느정도 자금력이 갖춰진 분이라면 부동산 경매를 통해서 일반 매매시장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